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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A의 성공 이후 여러 아류작이 나왔지만 대부분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세인츠로우 시리즈는 예외다. 3탄까지 발매된 것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세인츠로우 시리즈는 황당한 미션과 익살스러운 개그, 그리고 거침없는 욕설에 성적 표현까지..
GTA가 폭력적이고 조금은 진지하며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갱스터 느와르라면 세인츠로우는 한마디로 정신 나간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세인츠로우는 GTA처럼 현실적인 세계를 구성한 오픈 월드 게임이지만 재미를 위해 다양한 과장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전작에서의 스토리와 등장 인물들은 이어지지만 물론 1, 2탄을 플레이 하지 않은 유저도 게임을 진행하는데 전혀 문제는 없다. 이번에는 첫 장면부터 스케일이 커진 것을 느낄 수 있는데, 마치 영화 배트맨: 다크나이트의 한 장면이 연상시키는 은행 털기 장면부터 게임이 시작된다.
우스꽝스럽게 커다란 가면을 쓰고, 은행을 터는 장면은 전작보다 훨씬 발전한 연출을 보여준다. 이 장면만으로도 세인츠로우3는 영화적인 연출이 보다 가미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코끼리 비스킷이다. 앞으로도 더욱 놀랍고, 우스꽝스러운 장면들의 향연이 계속되니까.
세인츠로우 시리즈의 장점 중 하나는 역시나 방대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즈에 있다. 2탄까지는 양키 센스적인 캐릭터 위주로 만들 수 있었지만 3탄은 그나마 동양인의 정서에도 맞는 캐릭터들을 만들 수 있다. 항목들도 좀더 세분화됐고, 2탄에 비해서 좀더 정교하게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이제는 영화 배우나 가수, 혹은 만화나 다른 게임 캐릭터 등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나이에 따라 피부의 주름이 생기기도 하며, 심지어는 나체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다. 물론 나체를 만들 경우에는 주요 부위에 모자이크 처리가 되기는 한다. 참고로 캐릭터는 언제나 성형 샵에서 마음대로 바꿀 수 있고, 성별을 바꾸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한편 3탄에서는 업그레이드에 대한 비중이 좀더 높아졌다. 퀘스트를 해결한 후 돈을 벌어서 무기나 혹은 능력치, 갱단 등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그러나 돈만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것은 아니어서 명성치를 올려야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업그레이드해야 할 요소는 꽤 많아서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캐릭터의 체력부터 달리기의 지속력 증가나 각 무기별로 탄창이나 공격력 증가 등 제법 다양하다.
반면 캐릭터의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다 보면 게임 후반에는 사기 캐릭터가 될 수도 있다. 40레벨 후반 정도가 되면 치트 수준의 스킬들을 해제할 수 있기 때문인데, 그렇게 되면 밸런스 붕괴가 시작되므로 언락할지 말지는 유저가 판단하자.
또한 여전히 갱단이나 친구들을 호출하여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이들도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클리어하기 어려운 퀘스트라면 서브 퀘스트 등을 진행하면서 능력치나 무기 등을 업그레이드 하거나 동료들의 힘을 빌려보자. 이번에는 서브 퀘스트를 클리어 하지 않고도 돈과 명성치 레벨만으로 능력치를 올릴 수 있어서 강제적으로 서브 퀘스트를 클리어 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 덕분에 게임 진행이 훨씬 쾌적해 졌다.
또한 근접전투가 많이 발전한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단순히 주먹질만 하는 것이 아니고 좀더 스타일리쉬한 연출을 보여준다. 그래서 근접전을 펼치는 것도 은근히 재미있다. 달리면서 근접 공격을 하면 제법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며, 여러 근접 무기를 사용한 액션들도 새롭게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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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은 줄었지만 알차고 다양해진 퀘스트와 게임 구성 |
이번 세인츠로우 3는 도시의 크기나 메인 퀘스트의 분량은 2탄보다 많이 줄었다. 하지만 퀘스트의 구성이나 완성도는 2탄보다 훨씬 알차다. 전작까지는 상당수의 퀘스트가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 후 총격전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공중에서 낙하한 후 총격전을 펼친다거나 혹은 헬리콥터를 타고 기관총을 난사한다거나 런처를 날려 지상의 자동차를 파괴하거나 혹은 탱크를 타고 진행하는 등 다양하고 마치 액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연출들을 볼 수 있다.
다만 2탄의 오물 차량 같은 퀘스트는 이번에는 포함되지 않아 아쉽다. 물론 여전히 다양한 서브 퀘스트들도 준비되어 있으므로 메인 퀘스트의 부족은 서브 퀘스트나 혹은 추후 등장할 DLC를 기대해야 할 것 같다(사실 서브 퀘스트의 분량도 2탄보다 줄었다).
또한 유명 영화나 각종 게임의 패러디들도 난무한다. 오프닝 텍스트부터 스타워즈 패러디가 시작되고, 이후에도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록맨이나 언차티드 등 여러 패러디를 볼 수 있어 플레이어를 빵! 터지게 만든다. 그리고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돈을 얻을 것인지 명성을 얻을 것인지를 선택하는 분기점들이 나오고, 엔딩도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전작까지는 갱단들을 상대로 했지만 이번에는 강력한 체력을 가진 브루트라는 괴물급 캐릭터를 등장시켜 전투에 긴장감을 준다. 브루트는 맷집이 좋아서 쉽게 죽지 않고, 후반부에는 여러 마리가 한번에 등장하여 플레이어를 공포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브루트는 맨 몸으로 공격해오는 녀석부터 해서 화염 방사기나 개틀링 건을 사용하는 타입도 있다. 브루트를 잡은 후 개틀링 건이나 화염 방사기를 사용하면 가슴 속이 시원해 진다.
이제는 스마트폰 시대를 맞이하여 게임상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미션을 확인하고, 지도도 확인하고, 또한 밀린 수금을 한다거나 업그레이드, 그리고 음악 선곡, 스크린 캡쳐 등도 가능하다. 2탄은 메뉴들이 산만한 느낌이었는데, 3편은 메뉴들이 많이 정돈된 느낌이다. 또한 퀘스트를 위해 이동할 때, 도로상에서 진행 경로를 미리 알려주기 때문에 자동차 주행시 미니 맵을 볼 필요가 없어졌다. 직진이나 좌회전, 우회전 등을 맵 상에서 표시해 주기 때문에 유저 편의성도 더욱 좋아졌다.
소유 가능한 부동산은 더욱 늘어나서 부동산을 구매하면 해당 지역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게임상의 시간마다 돈이 축적되며, 경찰이나 갱들에게 쫓길 경우 자신의 소유 건물로 들어가면 추적이 멈추는 기능도 추가됐다. 이외에도 자동차 정비소까지 가지 않고 거주지에서 자동차 정비를 간편하게 한다거나 옷 상점들도 종류가 일반, 코스프레, 세인츠 상점으로 정리하는 등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귀찮은 요소들이 많이 줄어 들었다.
한편 그래픽은 여전히 보라색 일색이기는 하지만 2탄에 비해서 좀더 좋아졌다. 일단 캐릭터 메이킹부터 양키 센스적인 캐릭터만이 아니라 동양 감각의 캐릭터도 만들 수 있고, 각종 연출이나 앵글 전환, 이벤트 장면 등의 퀄리티가 전작보다는 좋다. 또한 XBOX360에서 프레임의 저하도 생각만큼 심하지 않다. 2탄은 일부 퀘스트를 진행할 때 프레임이 떨어져서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최적화가 안된 부분이 있었는데, 3탄은 프레임이 끊어지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2탄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그리고 음탕 모드라고 이름은 붙어 있지만 실제로는 기어스오브워의 호드 모드와 비슷한 별도의 모드도 준비되어 있으며, 혼자 즐기거나 온라인을 통한 협력 플레이도 가능하다. 다만 이 음탕 모드는 커스터마이즈 한 캐릭터는 사용할 수 없고 미리 정해진 캐릭터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은 음탕 모드 말고 스토리 모드 자체도 협력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세인츠로우3는 2편에 이어 고맙게도 한글화됐다. 특히 대사들의 센스가 정말 좋아서 시종일관 위트가 넘치지만 게임의 특성상 욕설과 성적인 표현들이 거침 없다. 따라서 미성년자들은 절대로 플레이 해서는 안 되는 게임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2탄보다 퀘스트의 양과 도시의 크기가 줄어든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게임 볼륨은 충분하다. 여전히 개발팀의 발상도 좋고, 개그적인 소재와 규격화되고 획일적인 게임 구성에서 벗어나려고 다양한 시도를 한 것이 돋보인다.
오픈 월드 게임을 좋아한다면 역시 이번 세인츠로우3는 놓치기 힘든 게임이 되지 않을까, 세인츠로우3는 GTA의 아류작이나 그늘에서 탈피한 새로운 갱스터 프랜차이즈 게임으로 평가해도 될 것이다.
리뷰어: rainbow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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