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는 판매점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며 가입 조건도 복잡하다. 단말기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이 얼마에 판매되는지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앞으로는 휴대폰 가격 표기 정책으로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 가장 먼저 가격 표시제를 시행한 KT

◆ 가장 먼저 시작한 KT

휴대폰 가격 표기 정책을 가장 먼저 시행한 이통사는 KT. 지난 7월 첫 선을 보인 KT의 '페어 프라이스' 정책은 그 동안 음성적으로 지급되던 단말기 보조금을 휴대폰 가격에 포함시켜 애초 출시가 자체를 낮추자는 제도다.

KT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페어 프라이스 정책 실시 후 단말기 출고가 인하 효과가 있었고, 소비자들의 실 구매가격도 정책 실행 전보다 약 5만5000원 가량 내려갔다.

KT는 “페어 프라이스 정책의 목적 자체가 소비자들이 공정한 가격에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게 하자는데 있었다”며 “대리점간 자율 경쟁에 따라 제품이 판매되는 만큼 단말기 가격 인하 효과는 물론, 긍정적 판매 분위기가 정착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레 대리점의 한 관계자도 “다른 대리점과 가격차가 거의 없고 특판도 대리점들이 같은 가격에 진행하기 때문에 소비자들 입장에서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운영되는 KT의 페어 프라이스는 오프라인 대리점 및 온라인 직영점에 한정된 정책으로, 일부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는 휴대폰은 과거와 동일하게 판매가격이 우후죽순이다. 기본 3개월 의무 사용 조건을 내걸고 있지만 할부원금이 3~10만원 수준인 제품이 많은 등 오프라인에서는 보기 힘든 조건으로 단말기를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다.

▲ 밸류 요금제 2년 약정 시 마이너스로 판매되는 갤럭시S2

최근 출시된 갤럭시S2의 경우, KT의 밸류 요금제로 2년 약정을 하면 단말기 활부금, 기본료를 합해 매달 기본료인 5만 9400원보다 적은 5만 8300원만 내면 구입할 수 있다. 요금제 결합을 통해 마이너스 폰이 나온 셈이다. 이른바 ‘특별 할인’이라는 명목으로 온라인에서 구입하는 것이 오프라인보다 약 3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실제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의 행태에 대해 내부에서도 잘 알고 있는 사항”이라며, “합법적인 방식으로 소비자가 싸게 구입한 것이라면 나쁘지 않지만, 내년 1월 1일 이후 지경부의 강제 조항이 시행되게 되면 그와 같은 비정상적 행태는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지경부, 1월 1일 휴대폰 가격 표시제 전면 시행

지경부는 지난달 20일, 2012년 1월 1일부터 휴대폰 가격 표시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지경부가 고시한 휴대폰 가격표시제 실시 요령은 소비자에게 휴대폰을 판매하는 사업자의 판매가격 표시에 관한 세부사항을 규정한 것으로,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제3조 및 소비자기본법 제12조에 근거한 것이다.

지경부가 지목한 판매점은 직영, 전속 대리점, 판매점, 무점포(온라인 판매사이트, TV 홈쇼핑 채널) 등 매장 크기나 형태에 상관 없이 거의 모든 업체가 대상이며, 관련 종목은 휴대폰, 태블릿 PC 등이다.

지경부는 공짜폰이라면서 별도의 가입 조건을 내거는 등의 행위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막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 판매점들이 ‘35요금제 가입 시 휴대폰 가격 공짜’ 등의 표기를 할 수 없다. 요금제 가입 조건 등 단서 조항을 제품 가격에 포함시키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지경부는 요금제 별 휴대폰 판매 가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대표 요금제만 표시하는 행위 등에 대해 최고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지경부의 정책에 따라 SK텔레콤과 LG U+도 오는 12월 1일부터 ‘휴대폰 가격 표시제’를 앞당겨 시행한다.

◆ SKT, LGU+, 12월 1일부터 가격 표시한다

SK텔레콤은 판매점이 단말기 판매 가격을 결정하되, 이 가격을 태그 형태로 제품에 부착한 후 판매할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태그에 들어가는 가격이 단말기 자체 가격이며, 각종 요금제 가입시 할인되는 내역은 포함시키지 않는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공짜 폰이 아님에도 공짜로 인식하던 종전과 같은 오해를 하지 않게 된다. 판매점들 역시 타 업체와 판매 가격 경쟁을 직접 해야 하기에 단말기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SKT 관계자는 “전체 판매점에서 휴대폰 가격 표시제가 시행되는 만큼, 합리적인 소비자들의 구매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LG U+의 정책은 조금 다르다. LG U+는 단말기 가격 뿐 아니라 요금 할인 금액도 태그에 함께 기재할 방침이다. 보조금 등 리베이트가 포함되지 않는 제품은 경쟁사 가격도 함께 제공한다.

또한 가격이 외부에 노출됨에 따라 경쟁이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는 ‘휴대폰 집단 판매점’ 등은 '특정 지역 통일가’를 운영해 과다한 경쟁을 막는다는 전략이다.

LG U+의 한 관계자는 “12월부터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고, 온라인의 경우에도 지경부에서 실시하는 내용인 만큼 현재의 판매 양상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잇 이진 기자 miffy@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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