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택시에 두고 내린 스마트폰을 사들여 중국에 밀수출 하는 전문조직이 활개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택시 기사들은 주인을 찾아 주려 애쓰지만, 손쉬운 돈벌이의 유혹에 넘어간 일부는 양심을 팔다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강정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규호 씨는 지난 4월 택시에 스마트폰을 두고 내렸습니다.
전화를 수십 통이나 걸고, 위치추적까지 해봤지만 모두 헛수고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스마트폰을 찾았다며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택시 기사가 이 씨의 스마트폰을 팔아 넘기려다 경찰에 잡힌 겁니다.
[인터뷰:이규호, 피해자]
"처음에 스마트폰을 구입했을 당시에는 요금제가 많잖아요. 할인되는 것도 많고 그래서 부담없이 구입했죠. 그런데 잃어버리고 나서는 그게 위약금으로 청구되는 금액도 많고..."
지난 3월, 경찰은 분실된 스마트폰을 전문적으로 사들여 중국으로 밀수출한 일당을 붙잡았습니다.
수사 목적으로, 이들이 쓰던 '대포폰'을 그대로 갖고 있었는데, 최근까지 휴대전화를 팔겠다는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인터뷰:박규철, 관악경찰서 강력 3팀]
"휴대폰을 팔려고 하는 택시기사들에게 전화가 왔어요. 만나서 그 휴대폰이 손님들이 분실하거나 도난당한 휴대폰이라는 걸 확인한 뒤에 압수를 하고 입건하게 된겁니다."
이렇게 걸려든 사람은 지난 6개월 동안 무려 150여 명.
대부분은 택시 기사들로, 술취한 승객 등이 차에 두고 내린 스마트폰을 팔아 넘기려다 덜미가 잡혔습니다.
스마트폰 밀수출 일당이 뿌린 명함입니다.
전화 한 통이면 스마트폰 한 대를 최대 10만 원까지 받고 넘길 수 있다는 제안에 수많은 택시 기사들이 넘어갔습니다.
택시 기사 한 명이 스마트폰 여러 대를 갖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녹취:택시 기사]
"자꾸 이런 걸(명함) 주니까 기사들은 돈벌이도 안 되고 하니까 주우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갖다 팔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손쉬운 돈벌이의 유혹에 양심을 판 택시기사들은 모두벌금형 등의 형사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YTN 강정규[live@ytn.co.kr]입니다.